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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플러스수학] 유클리드 기하학 공리에 대해
    수학과 공부이야기 2019. 8. 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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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blog.naver.com/plusthemath/221616058455

    읽어볼 내용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에우클리데스의 기하학 (유클리드 기하학)에는 다섯 개의 공리가 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공리가 있다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평행선 공준'이다.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단 하나만 존재한다.'



    그런데, 에우클리드데스가 지배하던 기하학의 수천 년의 아성을 깨고, 이 평행선 공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기하학이 출현하였으니, 당연히 그 이름은 '비유클리드 기하학' 이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정면으로 반박하여 새로 만든 공준은 이렇다.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둘 이상 존재한다.'



    이 공준이 성립되는 기하학 중에, 상당히 흥미로운 기하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쌍곡기하학 (hyperbolic geometry)이다. 쌍곡기하학은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수학자 벨트라미 (Eugenio Beltrami, 1835-1899)가 에우클리데스 기하학과 상호 모순되지 않는 새로운 공리 기반의 기하학을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사실, 쌍곡기하학에서는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둘 이상이 아니라, 아예 무한히 많이 존재한다. 당연히, 3차원 공간에 익숙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이 개념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바로, 쌍곡면을 2차원 원판 (disc or disk)에 투영 (projection)시킨 푸엥카레 원판 (Poincaré disk model)이다. 이 간단한 CD 같은 원판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 된다. 푸엥카레 원판에서는 기하학의 개념이 쌍곡면의 투영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재정의된다.



    1. 쌍곡점: 원판 내부에 있는 점

    2. 쌍곡직선: 원판에 속하는 지름이거나 혹은 원판 테두리 (원)과 '수직'인 다른 원의 원호 중 푸앵카레 원판에 속하는 부분

    3. 쌍곡원: 쌍곡점과 동일한 쌍곡거리에 있는 모든 쌍곡점들의 집합

    4. 쌍곡각: 한 쌍곡점을 꼭지점으로 공유하는 서로 다른 두 쌍곡반직선의 (접선)각

    5. 쌍곡삼각형: 쌍곡직선 위에 있지 않은 서로 다른 세 쌍곡점과 이 쌍곡점을 잇는 쌍곡 선분으로 이루어진 도형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일단 첨부한 첫번째 그림을 보자. 애플 로고처럼 생긴 도형인데, 이 중, 베어 물은 것 같은 부분에 해당하는 경계선을 살펴 보자. 이 부분은 에우클리드데스 기하학에서는 그냥 원호다. 그런데, 쌍곡기하학에서는 이를 ;직선'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봐도 그냥 원호처럼 생긴 '곡선'을, 굳이 '직선' 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눈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다. 쌍곡기하학에서 시스템으로 정의되는 '원판'의 경계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면서 원판의 경계에 두 번의 통과점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저 이를 '직선'으로 부르는 것 뿐이다. 이는 사실 쌍곡면을 2차원에 투영하면서 왜곡된 결과이기도 하다. 마치 구면 위의 지도를 2차원 평면에 애써 펼쳐 그린 메르카토르 도법의 지도가 실제 나라 크기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것 같은 맥락이다. 왜 쌍곡면을 2차원에 '투영'했다고 이야기했는지 조금 이해가 되는 부분일 것이다.



    이 쌍곡직선의 성질을 이해하면, 어떤 쌍곡점을 지나는 쌍곡직선은 무한히 많이 그릴 수 있으므로, 그와 떨어진 다른 쌍곡직선을 그리면, 결국,

    '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무한히 존재한다.'는 쌍곡기하학의 평행선 공준도 쉽게 납득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쌍곡직선들이 만나서 생기는 쌍곡각인데, 세 쌍곡직선이 만나서 생기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즉, pi) 보다 작아진다. 삼각형 뿐만 아니라, 다각형들의 내각의 합 역시, 에우클리데스 기하학에서 이야기하는 다각형들의 내각의 합보다 작다. 이러한 내각의 합 특성을 갖기 때문에, 쌍곡기하학은 음의 곡률을 갖는다고도 이야기한다 (미분기하학을 이용하면, 푸엥카레 원판의 곡률이 -1라는 것을 비교적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 쌍곡직선이 이루는 접선의 각도가 pi*(1/7,1/3,1/2) 이라면, 세 각도의 합은 41*pi/42 이므로, pi보다 조금이지만, 어쨌든 분명히 작은 값을 갖는다. 이런 삼각형은 분모로만 이루어진 벡터 형식을 빌려 와, (2,3,7) 삼각형이라고도 부른다. 당연히 쌍곡기하학에서 말하는 삼각형은 (2,3,7) 삼각형만 존재할 필요가 없다. 1 - ((1/m) + (1/n) + (1/l)) >0의 조건을 만족하는 정수쌍 (m,n,l)만 있으면 된다. 타원기하학의 일종인 구면기하학에서 정의되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pi보다 큰 것을 생각하면, 쌍곡기하학과 구면기하학의 차이에 대한 느낌을 곡률의 부호의 맥락에서 조금이라도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쌍곡기하학에서 정의되는 '삼각형'을 이용하면, 이제 푸엥카레 원판을 이들의 닮음꼴로 무한히 채워 나갈 수 있다. 원판의 넓이는 제한이 되었는데, 어떻게 무한히 많은 삼각형을 이 안에 채울 수 있다는 것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푸엥카레 원판의 반전사상 (inversion) 성질에 기인하는 특성 때문이다. 푸엥카레 원판의 반전사상은 원판 위의 모든 점들의 거리를 보존하는 등거리사상을 의미하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원판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r이라고 할 때, 실제 기하학적으로 측정되는 거리의 배율이 일정치 않고, 1/(1-r^2)에 비례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r=0.01 같이 매우 작은 값인 경우에는, 배율이 1.0001 이다. 이 말인 즉슨, 만약 중심으로부터 거리를 0.01 만큼 갔다면, 실제 거리는 0.010001 로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즉, 원래 거리보다 아주아주 약간 과장되게 측정된 것이므로, 실제 표현은 1/1.0001배로 작게 그려야 한다. 그런데 만약 r=0.9 같이, 원판의 경계에 거의 다다른 거리라면 어떻게 될까? 배율은 이제 5.2632가 된다. 그렇다면, 그만큼 거리가 과장되었다는 이야기이므로, 실제 표현되는 그림은 5.2632배 만큼 작게 그려질 것이다. 그리고 r이 점점 1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배율은 점점 무한으로 접근할 것이므로, 실제 표현되는 그림은 점점 무한히 작아지게 될 것이다. 이런 푸엥카레 원판의 반전사상을 이용하면, 삼각형 하나를 가지고, 그 삼각형의 중심이 원판의 중심에서부터 얼마나 멀어졌나를 계산하여, 삼각형의 닮음비를 조절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원판 전체를 그 삼각형을 모피트로 하여 무한히 채워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가 바로 두번째 첨부한 푸엥카레 원판의 (2,3,7) 테셀레이션 (tessellation) 패턴이다.



    이런 방식으로 테셀레이션을 다양화하면, 원판을 닮음꼴의 기하학적 형태로 채워 나갈 수 있는 패턴의 종류는 무한이 된다. 아마도 이 기하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패턴의 아름다움을 가장 먼저 깨우친 사람은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네덜란드의 판화가 에셔 (에스허르, M.C. Escher (1898-1972)) 일 것이다. 에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이기도 한데, 그의 판화 작품에 담긴 수학적 simplicity과 self-similarity, 그리고 confinement를 교묘하게 비틀어 버리는 재치와, 수학적 엄밀함을 보존하려는 진중함이 동시에 섞인 작품들이, 내게 늘 감동과 영감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로서 아마 탑 5에 분명히 들 것이다 (실제로 그런지는 조사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참고로 그가 남긴 작품의 세계는 http://www.mcescher.com/ 에서 고화질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에셔는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우리가 공간을 인지하는 감각을 실로 정교하게 재시각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고차원의 대상을 2차원으로 투영시킨 작품들이 매우 인상적인데,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1958-1960년 사이에 그가 발표한 Circle limit 시리즈다. 차례대로 I, II, III, IV 라는 작품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각각, 3-6번째에 첨부한 그림들), 이중, 1960년에 발표된 작품 IV에는 'Heaven and Hell' 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작품은 물론 에셔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그의 손으로만 디자인하여 만든 작품이다 (목판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놀랍다). 그렇지만, 에셔는 이 작품의 밑바탕이 되는 쌍곡기하학적 구상을 그의 머릿속에서만 혼자서 저절로 생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그가 1958년 캐나다 기하학자 H.S.M. Coxeter 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에셔는 몇 년 전 Coxeter의 'Crystal Symmetry and its Generalizations'라는 제하의 논문을 읽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았음을 명시하고 있으며, 특히, 에셔가 남긴 Circle limit 시리즈들의 Geodesic을 고려컨대, 에셔는 Coxeter가 시각화한 (6,4,2) 삼각형 모티프를 이용한 쌍곡기하학 패턴 (7번째 그림)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그가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오로지 손으로 이 그림들의 밑그림을 구상하여 디자인한 것은 여전히 경탄스러운 일이고, 미분기하학은 차치하고서라도, 고도의 수학적 훈련을 딱히 받은 적이 없는 예술가가, 어떤 수학자보다도 더 쌍곡기하학의 핵심을 간파하고 있는 예술 작품을 남긴 것은 더더욱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셔가 남긴 Circle limit을 조금 더 쌍곡기하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슐레플리 기호 (Schläfli symbol) 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편리하다. 이 심볼은 정다면체나 공간을 채우는 tiling을 표현하기 위해 도입된 부호 체계다. 예를 들어, 공간을 채우는 tessellation에 대해서, {p,q} 라는 기호는 "정p각형이 한 꼭지점에서 q개 모여 만들어지는 도형" 이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이를 이용하면, 에우클리데스 기하학에서는, {3,6}은 정삼각형으로만 공간을 채워나가는 tessellation, {4,4}는 정사각형으로만, 그리고 {6,3}은 정육각형으로만 공간을 채워나가는 tessellation이 될 것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에우클리데스 기하학에서는, 간단한 유도에 따라, 정p각형의 tessellation은 (p-2)*(q-2) = 4 의 관계식을 만족해야 함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당연히, 비유클리드 기하학, 특히 쌍곡기하학에서는 이런 정 n각형의 tessellation 제약이 무너진다. 예를 들어 {3,7}, {5,4}, {4,6} 같은 tessellation들은 각각 8, 9, 10번째 그림 같은 푸엥카레 원판 패턴으로 구현이 된다. 이를 일반화하기 위해, 쌍곡기하학의 음의 곡률을 고려컨대, 간단한 유도에 의해, 정p각형의 tessellation은 (p-2)*(q-2) > 4 의 관계식을 만족해야 함도 알 수 있다.



    이 부호 체계를 이용하여, 에셔의 Circle limit III을 분석해 보면, 11번째 그림과 같이, Circle limit III에서의 모티프, 즉, Geodesic에 기반하여, 이 작품은 {8,3} tessellation을 따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12번째 그림과 같이, Circle limit I 은, 모티프, 즉, geodesic이 어떤 경우는 6개가 모이고, 어떤 경우는 4개가 모이기 때문에, 단순한 슐레플리 기호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 tessellation을 이루는 다각형이 삼각형이 아니라, 육각형이라고 생각한다면, 13번째 그림에 비교한 바와 같이, 이는 {6,4} tessellation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원칙을 응용하면, 이제 우리는 에셔 같은 경탄스러운 예술적 감성이 충분치 않더라도, 컴퓨터의 도움으로, motif 이미지만 가지고도 그럴듯한 푸엥카레 디스크 상의 tessellation pattern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단 building block 역할을 하는 motif 이미지를 정p각형으로 재단하고, 그것의 닮음꼴을 반전사상을 이용하여 원판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배율을 조정하여 배치하면 된다. 다음과 공식을 이용하면 된다.

    $$d = \sqrt(\cos(\pi/p + \pi/q)*\cos(\pi/q) / (\sin(2*\pi/q) * \sin(\pi/p) + \cos(\pi/p + \pi/q)* \cos(\pi/q)))$$



    이를 이용하여, 에셔의 Circle limit III을 모티프로 삼아, 한 번 {6,4}와 {6,6} tessellation pattern을 만들어 보자. 그러면 14, 15번째 패턴을 얻을 수 있다. 에셔의 오리지널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비슷한 느낌의 tessellation pattern이 된다. 아마도 푸엥카레 원판에서의 tesselation pattern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motif를 고르라면, 이슬람 양식의 패턴이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예를들어, 16번째 그림에 보인 패턴을 모티프로 삼으면, 17 18번째 그림 같은 tessellation pattern이 나타난다. 이런 양식은 흥미롭게도, 이슬람 모스크 사원에서 자주 보이는 tessellation pattern과 매우 흡사하다 (19번째 그림 참조).



    애초, 푸엥카레 원판은, 고차원의 기하학적 대상을 2차원으로 왜곡시켜 투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하학적 패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공학적, 물리학적 응용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2019년 2월, 이를 이용한 메타표면 (metasurface)에 대한 응용 연구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https://pubs.acs.org/doi/10.1021/acs.nanolett.8b04841

    애초 3차원 공간에 장 (field)의 형태로 존재하고 진행하는 전자기파가 2차원 표면을 만나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해이니, 어찌보면, 메타표면에 대해 쌍곡기하학이 적용된 것은 당연한 응용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애초 쌍곡기하학을 창시한 이탈리아 수학자 벨트라미 역시 전자기학에 관심이 많았고, 논문도 썼던 것을 상기하면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고차원의 기하학적 대상을 2차원 혹은 3차원에 투영시키는 푸엥카레 디스크를 위시로한 쌍곡기하학에 대한 탐구와 응용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패턴의 아름다움은 자연에서 보이는 수학적 아름다움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푸엥카레 디스크에서의 tessellation pattern에서 느끼는 아름다움도, 결국 자연에서 아직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어떤 대상에 이미 구현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다면, 그것을 찾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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